기다림의 은혜

목회서신 조회 수 51276 추천 수 0 2012.07.05 08:46:30
미국에서 5년 만에 영주권을 받고 한국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가니까 한국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친척들 그리고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교회사역 때문에 저는 먼저 미국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아내와 아들은 2주 정도를 더 한국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간섭받지 않고 마음껏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한 주간이 지나면서 차츰 자유함이 공허함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서 사역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면 마음이 허전합니다. 집에 가도 아무도 나를 맞아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쓸쓸합니다. 텅 빈 방과 거실을 보면서 제 마음 속까지 텅 비어 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군대 생활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무도 없는 빈 집에 가는 것이 그다지 기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 느꼈습니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구나!’ 비록 아내가 바가지를 긁더라도 집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다림은 고통이지만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것입니다.  기다림이 없는 사람, 기대할 수 없는 사람처럼 이 세상에 불행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 나간 둘째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내가 바른 사람 되어 돌아 올 것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비’ 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입니까?  비가 와야 만물이 소생하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습니다. 비가 없는 척박한 광야에서는 나무 하나, 풀 한포기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비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장마비가 되어 버리면 곤란합니다.  비가 중요하지만 정도에 맞게 비가 와야 합니다.  시냇물이 아름답지만, 물이 범람하여 홍수가 되어버리면 다 쓸어버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은혜가 귀한 것이지만 그것을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때는 절대로 은혜가 은혜 되지 못합니다.  감당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비로소 은혜가 되고 축복이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누릴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축복을 소유할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기다리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한다면 우리도 그 날을 기다려야 합니다.  부자되기를 기다리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잘 살게 해 달라고 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진실하게 되기를 기다리고, 겸손하게 되기를 기다리고 계시는데, 우리가 어찌 교만해지기를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했다” “실망했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마지막에 하는 말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에게 쉽게 실망하지 않으십니다. 어떤 고통을 감수하시면서도 우리를 끝까지 기다려 주십니다. 심판을 멈추고 우리가 회개하기를 기다리시고 하나님께 나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성숙하게 되기를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제 금년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서 나의 나 됨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언제까지 하나님을 기다리게 할 수만은 없습니다. 내일은 오늘 보다 더 나은 하루, 내년은 금년보다 더 성숙한 한 해가 되도록 결단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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