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여름 두 번의 캠프 파이어를 경험 했습니다. 한번은 7월 경, 중고등부 수양회 강사로 참석했을 때였습니다. 첫날 기도원에 도착하여 오후 일정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 장작을 모아 캠프 파이어를 했습니다. 종이를 아래쪽에 배치하고 그 위에 장작을 올려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종이가 활활 타면서 장작에도 서서히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불이 조금 붙는가 싶더니 이내 꺼져 버리고, 불이 붙는가 싶더니 다시 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낮에 마켓에서 가지고 온 전단지 뭉치를 모두 투입하는 초 강수를 두었습니다. 다시 종이에 불을 붙이고 힘껏 부채를 부쳤습니다. 그러자 장작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우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꼬챙이에 끼워서 구워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불이 가물 가물 하더니 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불길이 사라진 장작에서는 연신 뽀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종이를 집어넣고, 아무리 부채를 부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연기만 날릴 뿐이었습니다. 왜 그런가? 무엇이 문제인가? 살펴보았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 장작은 마켓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야산에서 공짜로 수확한(?)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른 장작처럼 보였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물기가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전날 비가 와서 젖어있던 장작이 햇볓이 들면서 겉부분만 마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불을 붙이려고 해도 이내 불씨가 꺼져 버리면서 연기만 풀풀 날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그 밤에 캠프 파이어는 실패작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8월이 되어 가족이 4박 5일간 여름 휴가를 갔습니다. 국경을 넘어 뉴욕 주에 있는 레이크 조지에 텐트를 치기로 했습니다. 첫날은 목적지로 이동해서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저녁에 있을 캠프 파이어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내려서 온 지면이 질퍽질퍽하게 되었습니다. 캠프 파이어 사이트도 비로 흔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비가 오면서 체온까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면서 자칫 가족 모두가 감기 몸살에 걸릴 판이었습니다. 그때, 아들이 제안을 했습니다. “아빠, 땅이 젖었는데 캠프파이어 해도 괜찮을까?” 상식적으로는 안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체온이 많이 떨어져서 온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낮에 마켓에서 사온 장작을 차에서 꺼내어 장작 밑에 종이를 놓고 그 위에 원기둥 모양으로 장작을 세운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설마’ 했습니다. 땅은 이미 축축히 젖어 있었고, 아직도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순식간에 장작에 불이 붙으면서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장작 주변에 의자를 배치하고 추운 몸을 녹였습니다.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그 밤에 갬프 파이어는 더 운치가 있었습니다. 불빛은 어두운 주변을 환하게 밝혀 주었을 뿐만 아니라, 추운 우리들의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었습니다. 참으로 경이로운 밤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속이 말라야 합니다. 내 아집, 내 욕심, 내 주장이 다 말라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성령의 불이 붙어서 우리 주변을 밝게 하고,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성령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마른 장작이 되면, 우리 가정이 밝아지고 따뜻해 집니다. 우리 교회가 밝아지고 따뜻해 집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 속이 마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겉으로는 흠 잡을 데 없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도 잘 드리고, 봉사도 열심히 하고, 직분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속이 자기의 것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직도 내 생각, 내 욕심, 내 뜻대로 신앙생활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주위를 힘들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주’라고 고백하는 무리들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 인생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이제 나는 죽고 오직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자신을 비우면 비울 수록, 나는 예수의 사람, 성령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나를 비우고 내 속을 성령으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나를 조금 비우면 성령으로 조금 채울 수 있습니다. 많이 비우면 많이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를 전부 비우면 성령으로 충만한 성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늘 성령으로 충만한 여러분 되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속이 자아로 가득 젖으 있다면 성령의 불길이 아니면 무엇으로도 말릴 수 없겠지요.
우리 모두 성령의 마른 장작 되어야 할 진데 세상사에 젖어 있으니. . .